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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내는 기본기

기름(지방)에 관한 내용 정리

by chef4people 2025.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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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이 글 한 개만 읽어도 여러분들은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지방에 관하여

두 번째 조미료로 다뤄볼 것은 지방이다. 지방은 음식에 풍미와 질감을 더해주는 재료의 대표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수많은 원료에서 얻을 수 있다. 지방은 맛과 향을 전달해 주고 혀의 표면을 덮어 미뢰에 향을 내는 성분을 오래 머물게 한다. 지방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음식의 주재료, 요리의 매개체, 양념의 역할을 한다.



지방을 주재료로 사용하면 요리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맛을 진하게 하고 독특하게 끌리는 식감을 준다. 실제로 돼지고기 요리를 할 때 살코기가 많은 부위로만 요리하면 음식에 질감(?), 뭔가 돼지고기 특유의 진한 향이 안 날 때가 있다. 실제로 감자탕 요리를 할 때도 돼지기름을 한 숟가락 넣어주기만 해도 음식의 맛이 훨씬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지방을 주재료로 활용한 좋은 사례다.



지방을 매개체로 사용하는 경우는 대표적인 예가 식용유로 가열의 매개체로 사용되어 재료를 눌어붙지 않게, 골고루 표면에 열이 전달되게 한다. 팬에서 스테이크를 구울 때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 게 기름을 많이 두르면 안 된다고 하시는데 실제로 맛있는 스테이크를 위해서는 기름을 충분히 둘러 고기의 많은 면적에 균일하게 연을 전달시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적을 최대한 넓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을 양념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참기름 한 방울, 올리브유를 마지막에 두르는 것 같이 지방이 가진 향과 맛을 포인트로 사용하는 경우다. 이렇게 마지막 터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휘발성이 강한 향의 특성으로 음식의 조리 마지막에 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목적에 따라서 어떤 지방을 사용하고 어느 타이밍에 사용하냐에 따라 조리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향을 내는 분자는 지용성으로 기름에 녹아 있어 보통 우리가 먹었을 때 느끼는 특징적인 맛은 지방에 있다. 실제로 살코기에 있는 지방을 모두 추출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닭고기의 살코기, 돼지고기의 살코기, 소고기의 살코기를 주고 구분하라고 했을 때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만큼 특유의 맛과 향은 지방에 전적으로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반적인 육류의 경우 지방은 더 맛있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실제로 특정 고기는 해당하는 육류의 지방을 베이스로 사용해서 조리 시 맛이 훨씬 좋아진다. 돼지고기는 돼지기름에, 소고기는 소기름에, 오리고기는 오리 기름에 조리하는 것이 그 예가 된다. 이때 필요한 기름은 렌더링이라고 약불에서 지방 쪽을 가열하여 과하게 요리 없이 지방층만을 녹여 그 기름을 뽑아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렇게 뽑아낸 기름이 돼지기름이 되고 탈로 우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돈가스 전문점의 경우에는 일반 식용유에 돼지기름을 섞어서 튀김기름을 배합해 사용하고 벨지엔 프라이의 경우에는 감자튀김을 튀길 때 식용유와 탈로 우(소기름)를 배합해 사용한다. 이때 사용되는 기름이 특유의 향과 맛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참기름과 들기름같이 그 특유의 향이 빠지면 안 되는 요리들이 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사례다.

 


2. 지방의 사용방식에 따른 식감차이, 지방의 사용법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과 관련해서 다뤄보자면 지방의 사용 방식에 따라 다섯 가지의 주요 식감을 얻을 수 있다.

그 다섯 가지는 바삭함, 크림 같음, 파삭함, 부드러운 느낌, 가벼운 식감이다.



바삭한 식감을 위해서는 재료의 세포 속 수분의 증발이 일어나야 하고 100도 이상이 되어야 수분의 증발이 일어난다. 바삭한 식감을 위해서 볶고 지지고 튀기고 굽는 과정을 흔히 찾을 수 있다. 재료의 표면에 골고루 열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지방이 사용되고 식용유의 경우 175도 이상까지 가열해 연기가 나지 않는 선에서 조리 시 재료의 수분을 날리고 마이야르 반응까지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준다.

앞서 언급했던 지방을 뽑아내는 과정인 렌더링 역시 지방을 얻는 목적도 있지만 음식의 질감을 바꾸는 기술이기도 하다. 실제로 두꺼운 지방층의 삼겹살의 경우 먼저 약불에 지방층을 아래로 가게 한 후에 구우면 껍질지방층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고든 램지식 통삼겹살 조림의 전처리 과정에서 껍질의 지방층을 렌더링해 주는 과정이 바로 바삭함을 위한 지방 활용법이다.



크림 같은 식감을 위해 지방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에멀젼이다. 서로 섞이지 않는, 녹지 않는 액체를 하나로 합치는 과정을 말하며 달걀의 레시틴, 겨자나 전분 등이 하나의 유화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지방에 따라 온도와 분리 형태가 다르고 잘 섞일 수 있도록 믹싱키나 퀴퍼를 사용해 소량의 기름을 넣어주며 섞는 게 분리 방지에 도움을 준다.



파삭한 식감을 위한 지방 활용은 제과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글루텐 형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차가울수록, 지방함량이 높을수록 글루텐 그물 형성을 억제하는 힘이 강하다. 제과할 때 쿠키 슈에서 반죽에 쇼트닝이 덩어리질 경우 반죽이 익을 때 차가운 버터 덩어리에 붙들려 있는 공기, 버터나 지방에 함유된 수분에서 나온 증기가 반죽을 밀어내며 층이 나뉘고 파삭한 식감을 만든다.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 내는 예로는 대만 카스텔라의 식용유 활용을 볼 수 있다. 기름은 밀가루의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감싸서 글루텐 형성을 억제한다. 글루텐이 형성되려면 수분이 필요한데, 단백질을 감싼 오일 막이 이 과정을 저해해 글루텐이 내는 쫄깃한 식감이 아닌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것이다. 글루텐이 적을수록 반죽 속 수분 양도 늘어 촉촉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벼운 식감을 생각해 보자면 머랭이나 크림 화를 예로 들 수 있다. 지방은 공기를 포집하는 특성이 있어 잘 휘저으면 팽창제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휘핑크림을 휘핑했을 때 팽창하며 식감이 가벼워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휘저으면 공기가 포집되고 미세하고 균일한 공기 방울을 형성한다. 하지만 마찰열을 컨트롤 하지 못하면 공기 포집이 안 되고 머랭도 안쳐지고 크림 화도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푹 꺼지는 결과물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3.다양한 지방 사용하기

지방 역시 계층을 쌓는 개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수록 좋다. 지방이 너무 많으면 식혀서 뜨는 지방을 걷어내거나 전체음식량을 늘리거나 산을 첨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건조한 음식에 지방을 추가하는 것 역시 음식 균형을 올리는 데 좋다. 오늘 정리한 내용만 이해해도 지방의 역할과 지방의 활용법에 대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2025.01.03 - [맛을 내는 기본] - 소금에 관하여 2(소금, 지방, 산,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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