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이 글 한 개만 읽어도 여러분들은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주방에서의 열이 가진 역할
열은 감각적인 부분이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열은 곧 변화를 만들어낸다. 가스 불로 굽고, 숯에서 굽고, 튀김기에서 튀기고, 찜기에서 찌고, 수비드 기계에서 익히고, 오븐에서 익히고, 살라맨더에 올리고 이 모든 것이 열이 가해지는 경우다. 음식의 겉과 속을 동시에 익힐 수 있도록 적절한 음식과의 거리와 적절한 강약 조절이 필수다. 주방에서 일할 때 정말 중요한 것이 열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음식이 완성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원하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주로 음식의 풍미와 질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노릇노릇하거나 바삭함, 부드러움, 물렁물렁, 쫄깃함 등등 재료의 특징과 조리 방식들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예로 들자면,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구이를 원한다면, 생선의 단백질은 고기보다 더 빨리 응고하기 때문에 약불에서 껍질을 구워서 바삭하게 만들고 살코기 부분은 베이 스팅을 해준 다음 바로 빼면 된다. 레스팅 과정에서 추가로 익기 때문에 살코기를 팬 바닥과 직접 닿게 할 필요가 없다.
2. 열과 물의 반응
열은 에너지이고 음식을 구성하는 기본 4가지 요소인 물,지방,탄수화물, 단백질이다. 열을 가하면 분자가 빠르게 이동하고 다른 분자와 충돌한다. 원자들의 결합하여 있는 힘을 망가뜨리고 떨어져 나온 원자가 다른 원자와 결합해 새로운 분자가 형성될 수 있는데 이러한 화학반응들이 맛과 질감에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야르 반응의 경우 아미노산이 120~180도 사이의 열을 지속해서 받으면서 복잡한 화학반응들을 통해 다양한 맛에 영향을 주는 부산물들을 만들어내고 노릇노릇한 표면과 함께, 맛있는 맛들이 생성된다.
먼저 물과 열의 반응을 먼저 보자면, 물은 사실상 모든 음식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다. 수분 컨트롤은 음식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항 중 하나이며 원하는 질감과 풍미를 얻기 위해 수분의 양 조절은 필수이다. 물은 음식을 익히는 매개물이기도 한데 시며 링(보글보글 정도)의 온도/ 끓는점과 어는점/ 잠열인 수증기를 활용/ 마이야르 반응 등 온도마다 물의 상태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는데 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삶을 때, 찔 때, 졸일 때, 불 조절이 아주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 지방과 열의 반응
그다음으로 지방과 열의 반응을 보자면 지방과 열은 서로 적절한 관계를 형성해야 다양한 질감을 얻을 수 있다. 지방의 종류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온도가 내려가면 굳고 오랫동안 열을 가하면 녹는다. 앞에서 지방에 관해 다룰 때 렌더링이란 개념이 바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조리법이다. 음식 조리를 할 때 천천히 지방을 녹이면 열이 재료 내부에 골고루 퍼져 촉촉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껍질이 있는 닭가슴살을 굽는 것과 껍질이 없는 닭가슴살을 굽는 것의 차이다. 껍질이 있는 닭가슴살의 경우 껍질이 단열재 역할을 해주면서 살코기 부분에 골고루 열을 퍼뜨리는 역할을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껍질은 바삭해지고 살코기는 촉촉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중간 정도의 열을 지방에 가하면 매개체로서 훌륭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콩피(con fit)로 물 대신 지방을 이용해 재료를 익히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지방과 열의 반응을 활용하는 조리법에는 튀김도 존재한다. 지방과 물의 기화되는 온도 차이를 이용한 것인데, 물은 100도에서 기화되는데 지방은 훨씬 더 높아야 기화된다. 그래서 높은 온도의 기름에 재료를 넣으면 재료 안의 수분이 증발하며 튀겨지는 것. 튀김은 수분의 증발이다. 또 지방은 열이 가해질 때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천천히 내려간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이를 감안하여 조리해야 한다. 물은 100도에서 기화되기 때문에 내용물을 오븐 속에서 익힐 때 내용물이 물과 함께 담긴 채로 들어가는 것과 내용물이 기름에 담긴 채로 오븐에 들어가는 것은 조리되는 온도가 다르다. 또 오븐같이 천천히 온도가 올라가는 조리법들은 물로 조리할 때와 기름으로 조리할 때 소모되는 시간이 다르다.
4. 탄수화물과 열의 반응
다음으로 탄수화물과 열의 반응을 보자면 탄수화물은 열이 가해지면 수분을 흡수하고 분해된다.
셀룰로스는 열에 분해되지 않는 탄수화물로 셀룰로스를 많이 함유한 아스파라거스 등은 충분히 물을 흡수해 연해질 때까지 익혀야 한다.
전분의 경우, 감자, 콩과 같이 전분 함량이 높으면 물을 넉넉하게 붓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적당한 열로 익혀야 부드러워진다. 액체를 흡수하면 부풀어 오르거나 분해되기에 감자가 부드러워지고 병아리콩도 연해지는 것이다. 이것은 쌀이 익는 것과도 같은 원리. 전분을 익힐 때 중요한 사항은 알맞은 물의 양과 적당한 불 세기다.
물이 적거나 열을 가하지 않으면 전분이 마르고 가운데가 익지 않아 딱딱한 채로 남는다. 쌀이 덜 익었다거나 파스타가 덜 삶아졌을 때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반대로 물이 너무 많거나 과하게 가열하면 전분이 푹 퍼져서 죽처럼 된다. 불은 라면이나 진밥이 반대 사례이다.
당분의 경우 설탕은 열과 닿으면 녹는다. 약 170도에서 캐러멜화가 일어나는데 신맛, 쓴맛, 과일 향, 견과류 향, 셰리, 버터 스카치, 캐러멜 등 다양한 맛과 풍미가 발생하는데 단순당과 전분을 함유한 채소가 열을 받으면 단맛이 더 강해지는데 전분이 단순당으로 분해되고 당을 감싸고 있던 세포벽이 분해되어 단맛이 방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생당근보다 구웠을 때 당근이 더욱더 달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 수확하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당분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신선할 때는 당분이 높지만 지날수록 전분으로 바뀌어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감자의 경우 일반감자보다 당분이 높아 튀겼을 때 안은 안 익었는데 겉은 짙은 색이 나는 경우가 있다.
5.단백질과 열의 반응
마지막으로 단백질과 열의 반응을 보자면 꼬인 실이 물에 떠다니는 모습과 유사하다. 앞쪽에서 산에 의해 단백질이 응고할 때, '익는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설명했던 적이 있다. 간단하게 복습해 보자면 소금에 관해 다룰 때 염지를 하면 이 단백질의 변성을 일으켜 열을 가했을 때 수분을 쥐어 짜내는 정도가 작아진다고도 다뤘었다. 열을 가하면 꼬인 부분이 풀어지는 변성을 거쳐, 다른 실과 결합하는 응고가 일어나며, 물을 포집해 음식의 형태를 이룬다. 단백질의 종류마다 특성이 달라 응고되는 수준도 다양하다. 조리 법별로, 재료별로 온도 설정이 달라지고 시간이 달라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온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재료의 온도는 조리 방법에 영향을 준다. 차가운 고기는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국 조리했을 때 질기고 퍽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구이에 쓸 큼직한 고기일수록 실온에 꺼내놓고 구워야 하며 잔열까지 고려해야 한다. 평균 3~5도 정도 상승한다. 약불로 조리할 경우 주로 수분감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강한 불로 조리할 경우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는 데 효과적이다.열은 맛에도 영향을 주는데 후각을 활성화해 최종적으로 느껴지는 맛에 영향을 준다. 가열 시 휘발되어 향이 퍼지는 것이고 이 향은 복합적인 맛에 관여하게 된다. 또 열은 온도감의 개념으로 따뜻할 때 더 진하고 강력하다. 35도를 넘어서면 맛을 인지하는 능력은 감소한다.
이외에도 훈연은 열을 가해 연기를 내고 그 연기의 향과 풍미를 음식에 입히는 것으로 열을 통해 음식의 맛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조리법이다. 튀김은 지방과 수분의 기화점 차이를 이용했고, 찜은 잠열을 이용, 수비드와 콩피의 경우 기계를 통해 최적의 온도를 일정하게 계속 유지하는 조리 방법이다.
오늘 다룬 내용만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요리할 때 열을 컨트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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