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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내는 기본기

산미란 무엇인가?

by chef4people 2025.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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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이 글 한 개만 읽어도 여러분들은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신맛의 역할과 작용

산은 음식의 '균형'을 잡아준다. 미각을 만족시키고 정반대의 맛과 동시에 느껴질 때 맛을 더 돋우는 기능을 한다. 짠맛이 풍미를 강화한다면 신맛은 풍미의 균형을 맞춘다. 소금과 지방, 설탕, 전분의 맛을 감싸는 신맛의 기능은 음식의 필수 요소이다. 요리에 적당한 신맛이 첨가되면 발향이 잘되어 음식의 향이 선명해지기도 한다.

'군침이 돈다'라는 표현은 오래전부터 '맛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실제로 침이 고이면 맛을 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왜냐하면 맛 성분은 물에 녹아 미뢰에 닿아야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데 침이 고여야 맛도 잘 느껴지고, 입맛이 돋아지며 음식을 삼킬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산성, 신맛이 나는 음식 중 치아에 해로운 것들이 있어 침이 나와 산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실제 음식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산성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신맛과 다른 맛의 '대비'가 일어날 때의 맛이다. 

신맛의 작용은 근데 소금과 다른 게 소금은 역치를 절대적으로 다루지만 상대적으로 다룬다. 말 그대로 균형을 잡을 때 상대적인 맛으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금은 많이 넣으면 많이 넣을수록 염도가 올라가고 일정 수준을 넘으면 짜서 못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물을 추가해 희석해서 총부피를 크게 늘려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레모네이드의 경우 물에 레몬즙만 섞어 맛보면 신맛만 난다. 여기에 설탕을 추가하면 맛있는 레모네이드가 되지만 설탕을 넣기 전과 후의 산도, 즉 pH 농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신맛은 다른 맛과 달리 균형을 잡는 방식이 다르다. 실제로 레스토랑에서 맛을 강화해야 할 때 크게 신경 쓰는 것은 염도, 당도, 산미이다. 결국 맛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소금 뜻이다. 소금을 더해주면 감칠맛과 맛 강도 전반이 강화되고 설탕은 향을 증폭시키며 산은 향미 전반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것을 기억하자.

 


2. 산과 다양한 요소들의 작용기전


산과 색의 작용을 보자면 산과 녹색이 만나면 색이 칙칙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산이 들어간 드레싱은 먹기 직전에 뿌려 먹어야 먹음직스럽다. 반대로 산이 빨간색이나 보라색과 만나면 오히려 선명해진다. 또 생과일과 채소가 산과 만나면 갈변이 방지되기도 한다. 

산과 질감의 작용을 보면 펙틴이 함유된 음식에 산을 넣어 요리하면 천천히 익는다. 그렇기 때문에 샐러드에 들어가는 콩은 드레싱과 만나면 단단해지므로 더 물컹하게 삶아야 한다. 산성 물질은 펙틴 간 결합을 강화해 수분을 붙들고 잼이나 젤리로 변하는 과정을 촉진한다. 사과나 블루베리 같은 산성 물질이 충분하지 않은 과일로 잼을 만들 때 레몬즙을 더하면 더 단단한 겔이 된다.

베이킹소다와 산성 물질이 만나면 화학적 팽창이 일어나고 달걀과 산성이 만나면 빠르게 응고한다. 그래서 수란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식초를 넣고 달걀을 삶을 때도 터졌을 때 빨리 응고하라고 식초를 넣는다. 달걀의 단백질은 가열하면 풀어졌다가 단단하게 뭉치는데 이때 단백질 사슬이 과하게 결합해 수분이 나가고 달걀은 더 단단해지고 건조해산은이 풀어지기 전에  결집하게 해 과도한 결합을 막아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부드러운 스크램블드에그를 위해 한 방울 정도 넣는 것은 아주 현명한 선택이다.

머랭을 칠 때도 한두방울 넣으면 더 많은 공기를 촘촘하게 포집할 수 있어 안정적이고 유제품에 함유된 카제인 단백질에 산성이 더해지면 응고 반응이 일어난다. 또 반죽에 산을 넣으면 반죽 내 글루텐 형성을 저해해 반죽이 부드러워지고 육류나 생선은 산을 만나면 겹쳐 있는 단백질 사슬 다발을 풀어주고 다시 단단한 결합을 형성한다. 이것이 변성과 응고 과정이고 이 과정이 열을 가할 때와 동일한 과정이기에 산과 반응해 응고가 일어나는 것을 요리사들은 '익는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로 페루의 대표적인 음식인 세비체의 경우 생선 살을 산성용액에 절여 생선 살이 익은 상태로 서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응고가 일어나면 변성 이전에 근섬유에 붙어있는 수분을 붙들어 촉촉하고 부드럽지만 산성에 계속 노출되면 계속 결합하고 수분이 나와 질겨진다. 

질긴 부위를 형성하는 구조단백질인 콜라젠이 산을 만나면 분해가 일어난다. 찜이나 스튜를 만들 때 콜라젠이 빨리 분해될수록 고기가 더 촉촉해지고 육즙이 풍부해지므로 와인이나 토마토를 넣는 것이 좋은 이유다.

캐러멜화나 마이야르를 통해 신맛이 나는 물질과 함께 음식 맛을 좋게 하는 여러 가지 분자가 부산물로 만들어진다
발효는 맛을 향상하는 각종 반응이 일어나면서 동시에 효모나 균, 혹은 이 두 가지 모두에 의해 탄수화물이 이산화탄소와 산성 물질, 알코올 성분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3. 신맛 활용법

 

 

산을 활용하는 방법도 소금과 같이 넣으면서 여러 번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 신맛이 너무 두드러지면 안 되고 선명하고 깔끔한 신맛이 느껴지면 된 것이다.

시작부터 넣는 조리에 사용되는 산은 맛이 부드럽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재료가 익는 동안 요리의 맛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마무리용 산은 음식의 맛이 확 살아나게 만드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산을 마지막에 첨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열에 의해 산과 식초의 향이 날아가는 것뿐만이 아니다. 피클 물이나 양념장을 만들 때도 산을 마지막에 첨가하는 이유는 새콤한 용액에는 설탕이나 소금 등 다른 양념이 잘 녹아들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녹지 못한 원료는 바닥에 가라앉아 양념의 맛을 불완전하게 하고 불량한 양념은 결국 일관성을 깨뜨린다. 녹지 않은 소금, 설탕 때문에 요리가 짜고 시게 느껴지거나 입자가 씹혀 요리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은 절대 벌어지면 안 된다. 반대로 면 요리를 할 때 식초나 레몬즙을 이용해 국물을 새콤하게 만들어 전분이 물에 잘 녹지 못하게 되어 면의 식감이 쫄깃하게 치밀해지는 것을 의도할 수도 있다. 면이 불어버리는 것도 결국 면 성분이 물에 녹기 때문인데 식초를 잘 활용하면 과하게 면이 불거나 식감이 미끈거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 인간이 가장 선호하는 신맛




인간이 가장 선호하는 신맛 성분은 구연산으로 구연산은 감귤류, 레몬 특유의 신맛 성분으로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다. 구연산의 신맛은 찌르는 듯한 강한 초산, 식초의 신맛과 달리 신맛이 비교적 둥글고 완만하다. 식초의 신맛은 감칠맛을 약화하는 반면 미량의 구연산은 요리의 감칠맛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친숙한 양념 중에서 구연산의 신맛을 가진 것은 무엇일까?? 거의 유일하게 매실청이다. 매실청은 단맛 역시 다채롭게 해주지만 신맛을 다채롭게 할 목적으로 새콤한 요리에도 사용하면 좋다. 실제로 레스토랑에서도 한식 카테고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실청을 활용하는 곳이 많고 신맛을 내고 싶을 때 식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식초+ 다양한 종류의 구연산을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025.01.04 - [맛을 내는 기본] - 기름(지방)에 관한 내용정리 (소금, 지방, 산, 열)

 

기름(지방)에 관한 내용 정리

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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