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적었던 고기에 대한 이해를 읽었다면 이제는 맛있는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정말 많은 고기 굽는 방법들을 찾아봤고 고기 굽는 방법에 관한 책들도 읽어보고 실제 레스토랑들에서도 일해보면서 얻은 나만의 정리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오늘 내가 알려드리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스테이크 굽는 법은 정착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 보려고 한다. 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
1. 먼저 내가 구우려는 고기의 특징 알기
가장 먼저 내가 구우려고 하는 고기 부위의 특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이 많은 부위는 미디엄 정도를 추천하고 지방이 적은 부위는 미디엄 레어 정도를 일반적으로 추천한다. 지방이 적으면 오래 구웠을 때 질겨지고 고기의 풍미는 지방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지방질이 적은 부위를 구울 때는 진한 육수나 육수 베이스의 소스를 함께 서브하는 게 포인트다. 실제로 레스토랑에서도 지방질이 전적은 안심의 경우 쥬는 많이 곁들이고 지방질이 많은 부위의 경우 반대로 산뜻하거나 산미가 있는 소스를 주로 사용한다.
또 지방이 적은 부위는 내부까지의 열전도가 지방이 없어 낮기 때문에 고온에서 조리할 시 겉은 뻑뻑하고 속은 아직 익지 않은 상태가 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이 적은 부위는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반대로 지방이 많은 부위는 지방을 충분히 녹여주고 또 자칫 느끼하다 느낄 수 있는 맛을 강한 불에서 크러스트를 만들어 겉바속촉으로 식감의 대비를 주며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다.
당연히 좋은 원육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숙성 과정을 거친다면 더욱더 좋다. 숙성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다.
2. 고기의 부위별 두께 추천
실제 레스토랑에서는 업무의 효율성과 요리의 일관성을 위해 사전 투입조를 하는 경우도 있고 숯을 사용하거나 가스 그릴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기를 굽는다. 다양한 방법들에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서 심화 편으로 다뤄볼 예정이고 오늘 설명은 일반적인 채끝 스테이크를 프라이팬에서 굽는 것을 예로 말해보겠다. 마블링이 좋고 두께가 3~4cm 정도는 되어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윗등심, 살치살, 채끝, 부챗살의 경우에는 3cm 정도를 추천하고 안심의 경우는 4cm를 추천한다.
3. 고기 내부 온도 올리기, 소금 간
소금 간은 굽기 최소 40분 전에 불순물이 없는 정제염(한주소금)으로 고기 무게의 1% 정도를 양면에 뿌려주고 상온에 꺼내 놓는다. 소금 간은 이전 포스팅들에서도 언급을 많이 했지만 소금 간을 해줌으로써 간을 배게 하고 단백질의 변성을 통해 열이 가해질 때도 레스팅이 끝났을 때도 수분을 더욱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 레스토랑에서도 두께가 두꺼운 고기를 조리해야 할 경우 전날 밤 소금을 뿌리고 드레인을 깔아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간다. 이렇게 할 경우 확산과 삼투압, 그리고 불필요한 수분의 건조까지 일어나 마이야르는 잘 일어나게 밑간은 잘 배게 할 수 있다. 또 코스 요리의 경우 예약 위주의 운영이기 때문에 고기를 미리 상온에 꺼내놓아 차가운 고기 상태로 바로 프라이팬에 조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고기를 불에 구울 시 겉은 과하게 익고 안은 하나도 안 익는 '이븐하지 않은' 고기가 된다.
4. 적절한 프라이팬 선택, 굽기, 온도조절, 고기 굽는 정도
프라이팬은 열전도율이 높고 보존율이 높은 스테인리스나 무쇠 팬을 추천한다. 고기를 굽기 전에는 항상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 주고 기름을 넉넉히 둘러준 다음 한 면당 3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자주 뒤집어가며 구워준다. 한 면을 처음에 너무 오래 구우면 구부러져 버려 형태 보존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불은 너무 세면 안 되고 연기가 난다면 불을 약간 낮춰야 한다.
양면에 먹음직스러운 색이 났고 어느 정도 안까지 열이 침투했다면 이제 불을 줄이고 베이스팅 과정을 진행해 보자. 베이스팅을 하면 고기의 맛이 올라간다. 육즙이 고기 안으로 흡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뜨거운 기름이 고기의 겉면을 따라 흐르며 마이야르를 촉진하고 광택을 형성한다. 이때 버터나 마늘 타임 허브를 많이 사용해 주면 좀 더 복합적인 풍미를 추가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갔다고 느낀다면 온도계를 사용해 보자. 고기의 템퍼는 레어, 미디움, 미디엄 웰던, 웰던 정도로 구분되고 심부온도 기준 레어는 54.5도, 미디엄 레어는 58도, 미디움은 60 초반~62도, 미디엄 웰던은 60도 중반, 웰던은 그 이상을 일반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때 템퍼의 온도 구간은 약간씩 책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략 이 정도라는 것만 알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적색을 띄는 미오글로빈은 60도를 기준으로 변색하기 때문에 60도가 넘어가는 구간부터는 고기가 회색빛을 띠게 된다. 60도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육즙 손실률이 크게 상승하기에 일반적으로는 미디엄 레어에서 중간 정도를 추천하는 것이다. 내가 목표하는 템퍼가 있다면 3~5도 정도는 레스팅 하는 과정에서 잔열로 상승하는 것까지 고려해서 미리 가열을 멈추고 레스팅 과정을 갖게 하자.
5. 레스팅!! 정말 중요
레스팅이란 근섬유 사이의 수분과 분해된 단백질이 합쳐지며 내부 육즙이 진해지는 과정으로 육즙이 퍼지고 열이 균등하게 퍼져 그러데이션을 없애준다. 10분이 지나면 수분 손실률이 2%, 5분 때는 3% 정도다. 레스팅 과정을 거치지 않고 굽자마자 바로 구우면 육즙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워 도마가 고기에서 나온 물로 흥건해진다. 하지만 충분히 레스팅을 거친 후에 잘라준다면 육즙 손실이 적고 도마가 깔끔하다.
실제 내가 근무하는 업장에서도 레스팅 타이머를 두고 고기 두께에 따라서 최소 5분 이상 많게는 10분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 굽는 시간의 절반 정도의 시간을 레스팅 시간으로 한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돈가스 전문점의 경우에도 두꺼운 돈가스를 튀겨내고 레스팅을 10분 가까이 가지는 곳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레스팅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끔 고기가 차가워질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맛에 대해서 앞서 포스팅할 때 다뤘지만 사람의 혀는 오히려 온도가 올라갈 수록 둔해진다. 맛을 잘 느끼는 구간은 30~35도이며 이때 미각 수용기가 가장 활성화된다. 아까 말했듯이 레스팅 하는 과정에서도 온도가 올라가고 최종 목표를 찍고 떨어지는 것까지 감안하더라도 목표 온도가 50~60도라면 10도가 떨어져도 여전히 사람의 체온보다 높은 40도~50도인 상태이다. 실제로 40~50도 사이는 목욕탕에 들어갔을 때 뜨거운 열탕들의 기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레스팅 할 때 고기가 식어 차갑게 느낄 걱정은 안 해도 좋다.
좋은 원육, 올바른 숙성, 소금간, 사용 전 고기 온도 차갑지 않게 관리, 자주 뒤집어주기, 풍미추가, 레스팅 이 핵심들만 숙지하고 있다면 여러분들도 실패없는 훌륭한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다. 뒤에 다뤄볼 스테이크 심화도 이 핵심만 알고 있다면 이해하는데 충분한 사전지식이 될 것이다.
2025.01.09 - [맛을 내는 기본] - 맛있는 고기를 굽기 위한 육류에 대한 사전 이해 <사이언스 쿠킹>
맛있는 고기를 굽기 위한 육류에 대한 사전 이해 <사이언스 쿠킹>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굽는 고기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오늘은 고기의 구성요소, 좋은 고기를 고르는 방법, 고기의 색, 고기의 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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