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이 글 한 개만 읽어도 여러분들은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 맛있는 소스란? 적절한 농도는 어느 정도일까?
오늘 다뤄볼 주제는 맛있는 소스의 원리와 기본에 관해서이다. 맛있는 소스란 무엇일까? 소스를 사용하는 주된 재료와의 맛, 향 식감, 풍미 적 조화와 육질을 완벽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맛있는 소스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보다는 진하고 주재료보다는 가벼우며 일정한 농도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점성과 농도는 왜 중요할까? 소스의 점도나 흐름성은 풍미의 방출 패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소스가 너무 묽으면 재료에 잘 묻어나지 않아 의도한 풍미를 표현하기 어렵고 소스가 너무 되직해 표면이 굳어버리면 소화, 흡수가 잘될 것 같지 않고 오래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적절한 농도의 소스는 혀의 미뢰에 잔류하는 시간을 적당하게 컨트롤해 줘 맛과 향, 풍미를 더욱더 오래 느끼게 해준다. 실제로 맛을 더 진하게 느끼게 해주기도 하기에 적절한 농도를 컨트롤하는 것은 소스를 만들 때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점성을 부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량의 당류를 녹여 넣고 식혀서 만들 수 있고 앞으로 소개할 다양한 농후제를 활용한 방법들도 있다. 일반적인 소스 농도는 보통 소스 스푼의 뒷면에 손가락으로 쓱 그었을 때 기적처럼 한번 그어진 손가락의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이상적인 소스의 농도이다. 사실 이 기준 역시 감각에 의존하고, 시대마다 추구하는 농도가 조금씩 다르기에 절대적이지 않다. 참고로 요즘은 소스의 농도를 일부로 묽게 하는 게 트렌드라고 알고 있긴 하다.
2. 소스의 구성요소인 액체 베이스의 종류와 간단 설명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소스는 액체 베이스에 농후제가 더해진 것이 일반적이다.
입자가 큰 농후제와 그것보다 작은 액체가 만나면 더 작은 입자의 액체 속 분자의 움직임이 더뎌지는데 그래서 걸쭉해지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액체 베이스는 크게 다섯 가지 정도가 된다. 첫 번째는 가장 일반적인 물로 향신료를 보통 가미해서 사용한다.
두 번째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며 좋은 베이스인 육수이다. 고깃국물, 생선 육수, 채소 육수 등 다양한 육수가 존재한다.
세 번째는 와인으로 시큼한 맛, 떫은맛, 단맛, 알코올의 쓰고 거친 맛이 더해진다. 네 번째는 우유로 우유의 지방 구가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크림은 우유보다 강하고 기름지기에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고 식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3. 소스의 구성요소인 농후제 종류와 간단 설명
대표적인 농후제로는 첫 번째는 단백질이다. 분해된 젤라틴이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데 주로 디 글레이징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고 난 프라이팬을 자세히 보면 갈색빛의 부산물이 프라이팬에 붙어 있다. 이것을 조리 용어로 퐁(fond)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젤라틴이 함유된 갈색 입자들이 많이 있다. 젤라틴은 농도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여기에 액체 베이스를 부어 디 글레이징을 하면 액체 베이스+단백질의 조합으로 소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육수를 부으면 그레이비나 묽은 소스가 되는 것이고 와인을 부으면 신맛이 나는 소스가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농후제로는 녹말이 있다. 흔히 말하는 전분이나 밀가루다. 녹말입자가 부풀어 올라 소스와 뒤섞이고 그래서 걸쭉해진다. 이때 주의 사항은 가루를 바로 끓는 액체에 부으면 절대로 안 된다. 덩어리가 져서 거슬리는 식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감자전분을 사용하면 탕수육 소스 같은 질감을 얻을 수 있고 일반적으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소스의 질감을 내기 위해서는 옥수수전분을 사용한다. 전분류를 농후제로 사용할 때는 동량의 비율의 물과 섞은 다음 한손으로는 천천히 붓고 한손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저어주면서 전분을 익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뭉치지 않고 원하는 질감을 컨트롤하며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옥수수 전분의 경우 83도로 가열해야만 점성이 활성화되지만 3~4분 정도 가열하면 점성이 풀어진다. 의도적으로 점도를 풀어내 매끈한 소스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탈리아의 치즈 소스인 핸드폰도 타 소스가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파스타에서 마지막에 만테까레를 하면서 버터를 추가해 에멀젼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보면 파스타의 소스와 버터를 파스타의 전분을 사용해 유화하며 점성을 추가해 소스 화하는 것이다.
밀가루와 버터로 만드는 루는 양식에서 주된 농후제로 전분물은 중식 소스에 주로 사용되는 농후제다. 녹말을 농후제로 사용했을 때의 단점은 맛이 밍밍해지고 소화가 안 된다. 실제로 나 역시 전분물을 농후제로 사용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세 번째 농후제로는 크림이 있다. 앞서 액체 베이스로 크림을 소개했지만 사용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유와 크림 속 지방은 물과 만나면 녹는다. 주로 크림소스는 부드럽고 기름진데 단백질이 유화되어 소스와 골고루 섞이고 맛을 내는 입자가 지방 안에 있어 감칠맛이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네 번째는 음식의 입자다. 잘게 썬 음식 조각, 음식 조각의 크기와 개수로 농도가 결정된다. 퓌레가 대표적인 예시고 여기에 버터나 크림을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조리 방법이다. 실제로 최고급식당에서는 거친 입자의 퓌레란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음식의 입자를 곱게 갈기 위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의 블렌더(바이타믹스)를 사용한다.
그리고 여기 책에 안 나왔지만 요즘 주방에서 많이 사용되는 증점제는 잔탄검이다. 전분을 사용해 점성을 부여한 소스는 식으면 굳고 재가열해도 풀리지 않지만 것은 재가열했을 때 원래 농도로 돌아오는 성질이 있어 일관성의 측면에서 훨씬 유용하다. 또 대부분의 농후제가 산과 만나면 묽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잔탄검은 퀄리티 변화가 크지 않다. 또 가열할 필요 없이 잔탄검을 첨가해 갈아주기만 해도 점성이 생기고 소스의 맛 모두 영향을 주지 않고 저렴하다. 단 주의 사항으로는 당류 없이 사용할 경우 먹음직스럽지 않고 과하게 미끈거리는 질감이 생기므로 약간의 감미료를 함께 사용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블렌더로 가는 과정에서 기포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거품들은 깔끔한 소스의 질감을 주는 데 방해 요소이기에 진공기를 활용해 제거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좀 더 파로 인한 공간에서는 잔탄검과 최고 텍스-8을 함께 혼용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액체 베이스와 농후제들의 특성들을 잘 이해하고 혼합해서 사용한다면 주재료를 맛있게 보조할 수 있는 맛있는 소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5.01.09 - [맛을 내는 기본] - 요리에 포인트를 주는 방법, 최적의 새로움은 무엇일까?<맛의 기술>
요리에 포인트를 주는 방법, 최적의 새로움은 무엇일까?<맛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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