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굽는 고기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오늘은 고기의 구성요소, 좋은 고기를 고르는 방법, 고기의 색, 고기의 맛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까지 다뤄볼 예정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많은 관련 자료를 참고하며 공부했고 10년 가까이 레스토랑들에서 실제 근무하면서 얻은 핵심들을 정리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길 권장해 드립니다.
1.고기의 구성요소
고기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기본 구성요소는 모두 동일하다. 모든 고기는 근육(살코기), 결합조직,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 가지 조직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어떤 종류의 근육 조직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따라 고기의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근육(살코기)에는 붉은색 또는 분홍색을 띠는데 70~85%가 수분인 고기는 조리 과정에서 수분을 잃지 않아야 육즙이 풍부해진다. 머리카락처럼 얇은 수천개의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드러운 고기는 조리 시간을 최소한으로 해야 수분이 날아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살코기가 많고 지방이 적은 안심의 경우에는 촉촉함을 유지하면서 익혀야 하는 게 포인트고 미디엄 레어 정도를 일반적으로 추천한다.
근섬유는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결합조직으로 감싸져 있는데 이 결합조직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52도에서 부드러워지며 분해된다. 고온에서는 오그라들어 수분이 고기 밖으로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천천히 요리하면 부드러운 젤라틴으로 변한다.
지방은 거품 같은 세포 수만개가 빽빽하게 있는데 각 지방세포에는 적은 양의 기름이 들어 있다. 열을 가해 지방세포를 터트리면 이 기름이 흘러나오고 조리 전에는 아무 맛도 안 나던 고기가 이 기름 덕분에 맛이 풍부해진다. 또한 지방이 녹기 전보다 녹았을 때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
2. 백색육과 적색육, 좋은 고기를 고르는 방법
흰살고기에는 닭과 오리 칠면조가 대표적으로 있고 좋은 흰살고기를 고르는 방법으로는 껍질은 부드럽고 매끈하며 살은 흠집이 없어야 하고, 뼈가 부러지지 않았으며 단단하고 통통한 것이 신선하다.
대표적인 닭과 오리와 칠면조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닭->지방(중간),단백질(많음)--->촉촉함 유지가 중요
- 오리-> 지방(중간),단백질(중간)-> 로스팅, 프라이에, 구이 추천
-칠면조-> 지방(적음),단백질(많음)->스튜에 적합, 구이 프라이에 추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붉은 살코기는 대표적으로 소나 양 돼지가 있고 좋은 적색육을 고르는 법으로는 마블링이 많고 노란색 지방이 아니어야 한다. 겉면이 부드러워야 하고 결이 가늘고 결합조직이 적어야 한다. 세균이 퍼진 고기는 끈적이거나 걸쭉하니 주의해야 하고 기분 나쁘지 않은 은은한 고기 냄새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소와 양 돼지에 대해서 정리하자면
-소- 지방(중간),단백질(많음)--->모든 요리에 적합, 마블링 많을수록 육즙이 많음
-양- 지방(중간),단백질(많음)---> 힘줄 있는 어깨나 다치는 오랫동안 천천히 요리하는 것이 포인트
-돼지- 지방(중간),단백질(많음)---> 두꺼운 지방층은 조리 과정에서 살코기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도와준다. 기름이 적은 부위와 스테이크는 오래 요리하면 퍽퍽해지니 오래 요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3. 고기의 색
고기의 색은 산소와 미오글로빈이 접촉하면서 처음에는 붉은색에서 나중에는 갈색으로 변한다. 갈색이라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도축 직후에 진공을 해도 갈색으로 변하고 고기를 오래 꺼내놔도 갈색으로 변하며 건조 숙성을 하는 경우에도 갈색과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고기의 색은 동물의 근육 속 붉은색의 산소 공급 단백질인 미오글로빈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미오글로빈은 60도 이상에서 회색으로 변하는데 미오글로빈이 많을수록 고기의 색이 짙고 붉으며 미오글로빈이 적을수록 고기의 색이 연하다.
지속해서 쓰는 근육에는 미오글로빈이 많고 폭발적인 순간 근육이 많이 있는 부위는 미오글로빈 함량이 낮다.
닭 다리 살이 전자에 해당하고 닭가슴살이 후자에 해당한다. 운동량이 많은 어두운 근육이 단백질, 지방, 철분, 맛 내는 효소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근육이 튼튼해지고 지방이 늘어나면서 미오글로빈 수치가 높아져 맛이 좋아진다. 이때 맛이 좋아진다는 뜻은 고기 자체의 특유 향과 맛이 강해진다는 뜻이고 이것은 호불호가 갈린다. 실제로 닭 육수를 끓일 때 영계가 아닌 노계를 사용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송아지나 어린 양을 구이용 부위로 쓰는 것이 특유의 짙은 맛과 향이 부담스럽지 않고 육질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소 육수를 끓일 때도 외국의 경우 더욱더 담백하고 범용성이 높은 육수를 위해 송아지를 사용하고 쇠고기 쥬나 좀 더 짙은 소의 향을 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는 송아지가 아닌 성장을 할 만큼 한 소를 사용한다.
4. 고기의 맛에 미치는 요소들(사료, 도축과정, 사육방식)
고기의 맛은 사료에 따라도 달라진다. 풀을 먹고 자랐는지 곡물을 먹고 자랐는지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또 이러한 특징들을 두 가지 섞어 몇개월까지는 곡물을 먹이고 그 이후로는 풀을 먹고 자라게 하는 방식도 있다.
곡물을 먹고 자란 가축의 근육에는 맛을 내는 지방이 많고 산 함유량이 적으며 입에서 감도는 맛을 좋게 하는 락톤도 있다. 마블링이 상대적으로 더 많고 운동량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풀을 먹고 자란 가축의 경우에는 씁쓸한 풀 맛이 날 수도 있다. 지방 안에 테르핀이라는 성분 때문에 누린내가 날 가능성이 있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하므로 고기가 단단하다. 근육 속 마블링이 적고 가죽 바로 밑에 지방층이 있다. 영양은 풀을 먹고 자란 소가 좀 더 일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요즘 트렌드가 바뀌어서 풀 먹인 소도 유행하고 있다.
도축 과정 역시 고기의 맛에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치솟고 그 결과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 고기가 건조하고 딱딱해지며 색이 어두워진다. 생선을 손질할 때도 죽일 때 스트레스를 많이 주고 몸부림을 많이 칠수록 운동에너지를 사용하고 이것은 감칠맛으로 변할 수 있는 전환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스트레스 없이 빠르게 기절시키거나 즉사시키고 신경을 마비시키는 이케지메, 신케지메 방법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사육 방식에 따라서도 고기의 맛이 달라진다. 사료와 가축 공간, 스트레스 지수, 수명 등은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닭의 경우 실내 양계, 방목, 유기농 등 다양한 사육 방식이 있는데 각각의 맛이 다르다.
오늘 적은 내용들만 숙지하더라도 고기의 특성과 기본적인 이해정도는 충분히 했을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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